곧 있으면 추석이다. 이맘때쯤이면 기름에 지글지글 부쳐내던 녹두빈대떡이 그리워진다.
벌써 기름 냄새가 코끝에 진동하는 듯하다. 어릴 적 어머님이 빈대떡을 부쳐 채반에 올려놓으시면 뜨거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과 입을 후후 불어가며 먹었던 추억이 그리워진다. 외조모와 어머니의 고향이 이북(평안남도 문수리)이었기에
녹두빈대떡은 늘 명절에 먹게 되는 음식이었다. 대를 이어 딸아이에게도 빈대떡은 늘 1순위의 명절 음식이다.
1. 빈대떡의 유래와 소개
빈대떡의 유래에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제사상 등에 고기 음식을 쌓아 올릴 때 받침으로 썼던 것이 후세에 빈대떡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덕수궁 근처 정동지역에 빈자떡 장수가 많았기 때문에 그렇게 불러왔다는 설도 있다.
빈대떡은 이북의 평안도를 중심으로 전해져 왔다. 북한에서는 빈대떡이라는 표현보다는 녹두지짐이나 부침개, 황해도는 막부치, 평안도에서는 지짐이로 불러왔다. 모양이나 재료도 남한에서 먹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남한에는 주로 해방 전후로 해서 전파되었는데, 당시에는 재료가 부족하여 녹두와 야채로만 먹었기에 이북에서 먹던 그것과는 맛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해방 이후까지 녹두의 가격이 밀가루보다 저렴해 다른 부침개보다 저렴하게 먹었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주재료인 녹두의 가격이 급상승해 국내산으로 만든 녹두빈대떡의 단가가 많이 올라갔다.
수입산 녹두를 사용하여 대중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나 그 맛이나 향은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빈대떡은 다른 부침개에 비해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영양이 더 좋다. 하지만 녹두로만 부쳐내면
모양 잡기도 어렵고 푸석해지기 때문에 쌀이나 찹쌀을 섞어 만든다.
부침개 메뉴가 그렇듯이 다량의 기름에 구워내기 때문에 기름지고 칼로리가 높다.
1943년 한복남이 '빈대떡 신사'라는 노래를 발표하여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불리고 있다.
"돈 없으면 대폿집에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 곡의 내용은 무전취식범에 관한 내용이나 빈대떡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자동으로 흥얼거리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불리고 있다.
2. 녹두의 효능
녹두는 색이 녹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녹두라고 불린다. 그 성질이 서늘한 곡물로 [급유방]에는 녹두는 맛이 달고
약성이 차갑고 독이 없다고 했다. 대부분의 한의학서에서 녹두는 성질이 차갑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의보감]에는 껍질은 성질이 차고 과육인 속은 평하다 했는데, 성질이 껍질에 주로 있기 때문에 껍질을 버리면 안 된다.
약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껍질을 함께 먹여야 한다. 그래야 열독도 제거되고 해독작용을 할 수 있다.
이때 생으로 먹으면 효과가 더 좋다.
[동의보감]에 소갈을 치료하는데 녹두 달인 물이나 즙을 내어 마시는 것이 좋다고 기록하고 있고, [본초강목]에도 소갈로
갈증이 심할 때는 녹두와 보리 찹쌀을 볶은 뒤 가루를 내어 끓인 맹물로 복용하면 효험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아연 성분이 들어있어서 인슐린 작용을 원활하게 해 당뇨에도 도움을 준다.
비타민, 항산화 성분, 단백질 등이 들어있어 LDL(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녹두로 베개를 만들면 두통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 [실험단방]에는 '두풍'에 녹두 4~5되로 베개를 만들면 좋고, 이때 해마다 새로운 녹두로 바꿔 준다고 했다.
[동의보감]에도 녹두로 베개를 만들면 눈이 밝아지고 두풍과 두풍이 치료된다는 기록이 있다.
녹두는 죽으로 먹어도 좋은 데 [동의보감]에 감기로 열병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나는 경우 죽으로 먹으면 효과를 본다고 했다.
좋은 점도 많지만, 속이 냉한 체질이나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녹두의 차가운 성질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본초정화나 식감본초]에는 설사를 하거나 약을 먹는 사람은 먹지 말라고 했다. 특히 기운이 열한 약을 먹을 경우
그 기운을 상쇄시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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